중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6.3%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중국 정부의 연간 목표치 5.5%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상하이 봉쇄 등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로 보인다. 성장률 숫자에 착시현상이 있다는 뜻이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3%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국 GDP는 전년 동기 5.5% 성장했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는 긍정적이다. 올 1분기 4.5%보다 좋은 성적이다.

◆기저효과 덕 본 중국 경제
중국 국가통계국이 공개한 올 2분기 GDP는 30조8038억 위안이다. 중국 지난해 2분기 GDP는 29조2464억 위안이었다. 지난해 2분기 GDP는 상하이 65일 봉쇄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0.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속된 말로 중국 경제는 지난해 2분기 죽을 쒔다. 실제 올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8% 성장했다.
상반기 누적 역시 비슷한 결과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 GDP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56조2642억 위안이었다. 올 상반기는 59조3034억 위안이다. 지난해 상반기가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 상반기 5.5% 성장 성적표가 좋다고 하기 어렵다.
분기별 중국 경제 성장률은 코로나19가 발병한 지난 2020년 1분기 마이너스(-) 6.8%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기저효과가 작용했던 2021년 1분기 18.3%를 찍은 이후 2022년 2분기 0.4%까지 떨어졌다. 올초 중국 당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선언 이후 1분기 4.5%까지 올랐다.
푸링후이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와 관련 "올해 리오프닝 이후 중국 경제가 생산과 수요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 성장은 여전히 주요 경제국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고등 들어온 中 경제
중국 정부의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올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8% 성장하는데 그쳤다. 중국 매체들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실제 공개된 각종 데이터에서 중국 경제의 어려움을 가늠할 수 있다.
우선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경고등에 노란 불이 들어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를 기록했다. 지난 2월 1.0%를 기록한 이후 3~5월 1% 미만을 보이다 지난달 0%로 떨어졌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빨간 불이다. 지난달 PPI는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5.4%를 나타냈다. 지난 2015년 12월(-5.9%)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 역시 부진하다. 지난달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1월 -5.9%를 기록한 이후 지난 4월 18.4%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GDP에서 소비(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65%가 넘는다. 소비 부진은 실업률과 관련이 짙다. 6월 도시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5.2%다. 특히 청년(16~24세) 실업률은 21.3%로 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수출 역시 매월 감소세다. 지난달 중국 수출액은 2853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했다. 올해 들어 지난 3~4월을 제외한 1월과 2월, 5월, 6월 등 4개월은 마이너스다. 올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위안화 기준) 증가하는데 그쳤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푸 대변인은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이 없으며, 향후에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조만간 모든 가격이 합리적인 범위로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