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외무장관 5년 만에 방중, 그 의미는?

  • 등록 2023.08.30 2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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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보안법 제정 이후 양국 관계 갈등
양국 교역 매년 크게 감소 등 중국 경제적으로 영국 압박

영국 외무장관이 중국을 찾는 등 세계 주요국 고위급 인사들의 방중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외교 핵심라인이 중국을 찾는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특히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중국과 영국은 정치적 갈등을 빚어 왔다. 이번 영국 외무장관의 중국 방문으로 그간 꼬여 있던 양국 관계가 풀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 한정 부주석과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동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이하 홍콩 보안법)을 제정, 일국양제(1 국가 2체제) 훼손하면서 중국과 영국은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지난 2020년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키자 미국은 물론 영국, 유럽연합(EU) 등 서방진영은 중국 정부를 질타했다. 홍콩 보안법은 분리 독립과 체제 전복, 테러 행위, 외세 결탁을 4대 범죄 행위로 규정하면서 홍콩의 정치적 지배력을 확대한 법이다. 홍콩 반환 당시 약속했던 일국양제가 중국 당국에 의해 무너진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진영은 중국의 야욕이 드러났다면서 중국 정부을 압박했다.


실제 당시 보리스 존슨 총리는 홍콩에 대한 탄압을 우려하며, 화웨이 5G 제품과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등 중국과 거리를 뒀다.


양국 관계 악화는 교역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해 중국과 영국의 수출입은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특히 영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전년 대비 12.6% 감소하는 등 양국 교역이 크게 훼손됐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말 기준 양국 수출입은 전년 대비 7.1% 줄었다. 영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지난해보다 12.9% 감소했다. 홍콩 보안법 갈등 이후 중국은 영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매년 두자릿수 이상 줄여왔다.


한 부주석은 이날 "중국과 영국은 반세기 넘게 대사급 수교를 맺어온 국가"라고 전제한 뒤 "중국은 글로벌 영향력을 지닌 중요한 국가이며 국제 거버넌스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은 영국과 고위급 교류와 전략적 소통을 강화, 협력을 심화할 의향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 부주석의 말에는 정치적 갈등 문제는 접고, 경제적으로 협력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클레버리 장관은 중국과의 경제 교류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중국 방문 이후 양국 경제 교류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이 최근 중국을 방문, 소통을 이어가면서 영국도 발빠르게 중국과 접촉하고 있다는 분석이 곳곳에서 나온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경제력을 최대한 활용, 자국의 국제적 입지를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방점을 두고 중국 정부가 외교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9~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시 그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영신 기자 yscho@economic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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