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주 관계 개선에 경제 외적인 것 요구할 것

  • 등록 2023.10.23 08: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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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리 방중에 맞춰 와인 보복관세 철회
양국 관계 악화 미·중 관계 악화와 일치···정치적 신뢰 요구

중국이 호주산 와인에 대한 고율 관세를 철회하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선다. 또 다음 달 4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중국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코로나19 발원지를 놓고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여왔던 중국과 호주가 경제 부문에서 다시 손을 잡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상무부 발표를 인용, 중국과 호주가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 대한 적절한 해결을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23일 보도했다.

 

 

상무부는 "중국과 호주는 중요한 무역 파트너"라며 "우리(중국)는 호주와 경제 및 무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할 의향이 있다"라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이와 관련, 호주와의 관계 개선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中, 호주산 와인부터 보복 철회할 듯
앨버니지 총리가 다음 달 4일부터 7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 방문 기간 시 주석과의 회담 일정도 잡혔다. 호주 총리의 중국 방문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앨버니지 총리의 방중 일정이 나왔다는 것은 양국이 경제 부문에서 어느 정도 합의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우선 호주산 와인에 부과된 보복관세가 철회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들은 호주산 와인에 부과된 관세를 철회하는 데 5개월 정도의 조사 기간이 필요하다고 전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3월 이전에 관세가 철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2020년 11월 호주산 와인에 대해 최대 218%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사실상 수입 금지 조치였다. 중국 당국은 당시 호주산 와인이 중국 와인 산업에 상당한 피해를 줬다면서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산 와인 산업에 대한 피해는 핑계일 뿐 코로나19 진원지가 중국일 수 있다는 호주 당국의 의견에 대한 일종의 보복 조치였다. 중국은 호주산 와인뿐만 아니라 철광석과 석탄, 호주산 농산물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호주산 와인은 지난 2019년부터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보복관세가 부과된 이후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 퇴출됐다.


◆중국 특유의 경제 압박 외교
앨버니지 총리는 지난해 5월 취임 당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와 달리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쉽지 않았다. 중국은 뜸을 드릴뿐 서둘지 않았다. 시간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 관계 개선의 시그널은 앨버니지 총리 취임 1년 만인 지난 5월부터 나왔다. 양국 고위급 경제 대화가 시작됐고, 9월에는 전직 장관을 포함한 호주 정관계 인사들이 중국을 방문했다. 리창 총리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앨버니지 총리를 만났다. 리 총리는 앨버니지 총리를 베이징으로 초청했다.


당시 관영 신화통신은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호주의 대(對)중국 수출이 25억 달러(한화 3조4000억원) 감소하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제 보복은 악명이 높다. 중국은 호주산 와인에 대해 사실상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후 칠레산 와인과 프랑스산 와인, 이탈리아산 와인의 수입을 늘렸다. 중국은 통상 경쟁제로 대체하면서 해당국 경제를 압박한다.


위레이 랴오청대학 태평양도서국 연구센터 수석 연구원은 "양국 관계 회복은 양국은 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공급망 회복, 경제 성장, 고용 증가 등 경제적 측면에서 모두의 이익"이라며 "양국 관계 개선은 호주의 물가 안정을 이끌고, 중국은 제조 산업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 외적인 것 요구할 듯
중국과 호주의 관계 악화는 코로나19 발원지에서 출발했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와 오커스(AUKUS, 미국·호주·영국)다. 호주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회원국이도 하다.

 

중국은 당시 중국 견제에 방점이 찍힌 미국 주도의 쿼드와 오커스에 발끈했다. 호주 핵 추진 잠수함에 대한 이야기도 이때 나왔다. 중국은 와인을 포함 소고기와 보리, 석탄, 철광석 등 호주의 주력 수출품에 전방위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에서 앨버니지 총리와 시 주석이 약식 회담을 가지면서 양국 관계가 소통의 채널을 열었고, 1년 만에 본격적인 양국 회담이 열린다는 점에서 양 측이 어느 정도 관계 개선의 윤곽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들은 이구동성으로 호주와의 관계는 미·중 관계 악화와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호주 정부, 나아가서 뉴질랜드 정부도 중국에 더 많은 (정치적) 호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호주 이전 정부의 무모한 반중 움직임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호주 정부는 충분한 정치적 신뢰를 중국에 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양국의 경제 및 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안보화하는 추세가 재연될 경우 양국 관계 유지는 또다시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내부에선 이념이 아닌 경제에 방점이 찍혀야만 호주와의 모든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조영신 기자 yscho@economic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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