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에너지차 시장 놓고 '內戰'

  • 등록 2024.02.20 10: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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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엔트리 가격 낮추자 상하이GM, 창안, 너자 가세
샤오펑 CEO "2024년 '피의 바다 대회' 참가하는 첫해"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을 놓고 내전이 일어났다. 업계 1위 비야디(BYD)가 볼륨 모델의 엔트리 가격(시초가)를 낮추자, 상하이GM우링이 맞불을 놨다. 창안자동차와 너자자동차도 가격 전쟁에 가세했다.


20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상하이GM우링은 자사 '링싱광 하이브리드 모델 상위 버전 판매가격을 10만5800위안에서 9만 9800위안(한화 1853만원)으로 낮췄다. 이 모델이 10만 위안대로 떨어진 것을 처음이다.

 


상하이GM우링에 판매 가격을 전격 인하 방침을 밝히자, 창안자동차도 '치위안 Q05' 모델과 '치위안 A05' 모델의 엔트리 가격을 7만3900위안으로 인하했다. 이는 종전 가격보다 1만6000위안(297만원) 떨어진 것이다. 치위안 A05의 휠베이스는 2765mm로 소형차급이다.


너자자동차도 자사 인기 모델인 '너자X' 모델 가격을 9만9800위안으로 책정했다. 이는 종전 가격보다 2만2000위안(408만원) 저렴하다. 


GM우링과 창안, 너자자동차가 주력 모델의 엔트리 가격을 10만 위안대로 낮춘 것은 BYD의 가격 정책 때문이다.


BYD는 전날 '친(秦) 플러스 아너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판매가격을 7만9800 위안으로 책정했다. BYD는 하이브리드 버전의 엔트리 가격은 7만9800위안으로, 순수 전기차 버전은 10만9800위안으로 각각 낮췄다.<본지 2월19일자 '中 BYD 7만 위안대 에디션 출시' 참조>


이번 엔트리 가격 인하의 주 대상은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는 그간 합작 업체들이 주력 해온 모델이다. 또 엔트리 가격을 10만 위안 아래로 책정함에 따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10만 위안 아래 하이브리드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중국 내부에선 순수 전기차와 별도로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중국 승용차협회(CPCA) 1월 판매 동향에 따르면 1월 도매 기준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비중은 28%에 달한다. 순수 전기차 59%에 비해 낮지만 여전히 시장이 존재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기존 연료 자동차 시장을 전기차와 함께 잠식하고 있는 셈이다.


CPCA는 지난해 중국 5만~10만 위안 자동차 가격대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점유율은 0.6%였지만 올해에는 6%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잡고 있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선 한 대라도 더 팔아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 잠재돼 있다. 수익성을 일단 접어 놓는 분위기다. 


업계 선두 BYD가 볼륨 모델의 엔트리 가격을 낮추는 등 선전 포고를 한 만큼 경쟁 업체들이 너도나도 가격 전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부에선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을 놓고 올해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허샤오펑 샤오펑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8일 창사 10주년 기념사에서 "2024년은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피의 바다' 대회에 참가하는 첫 해이자 토너먼트의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가격 전쟁이 시작되면서 독일과 미국, 한국, 일본 완성차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 전쟁에 동참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자칫 퇴출되는 중국 토종 브랜드와 함께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영신 기자 yscho@economic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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