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개월간 8곳의 중국 반도체 업체가 도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IT 전문매체인 신원루는 최근 중국 매체 등에 발표된 자료만을 인용, 중국 반도체 기업 8곳이 도산했다고 27일 전했다.
발표되지 않은 중소형 반도체 업체까지 합한다면 이보다 훨씬 많은 수의 반도체 업체들이 도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경쟁력을 잃은 업체들이 도산했으며, 사업 초기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사업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
지난 5월 대형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의 자회사인 팹리스 저쿠(哲庫)가 사업을 중단하고 회사를 해체해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저쿠의 최고경영자(CEO)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종료를 선언했다. 저쿠는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개발해 왔으나, 모기업인 오포는 막대한 개발비와 낮은 채산성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했다. 2019년 설립이후 투자비만 약 500억 위안이었고, 해고 근로자수만 3000명이었다.

지난 7월에는 스다이신춘(時代芯存)이 파산했다. 이 업체는 최신 상변화 PCM(페이스체인지메모리) 기술을 적용한 메모리 제품을 생산해왔다. 이 업체는 중국내 최초로 독자적인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술진보를 이루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스다이신춘 공장은 130억 위안이 투자됐었다.
지난달에는 리수푸(李書福) 지리(吉利)자동차 회장이 설립한 싱지메이쭈(星際魅族)가 반도체 개발 업무 중단을 선언했다. 이 업체는 2021년 9월 설립됐으며, 차량용 반도체와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개발해왔다. 저쿠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투자비용과 낮은 채산성이 사업 종료의 원인으로 꼽혔다.
같은 달 반도체 소재를 가공생산하는 신안뎬치(新安電器)가 폐업했다. 주문량 감소에 따른 실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폐업했다.
이달 들어서는 중국 유명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샤먼롄촹(廈門聯創)이 파산했다. 이 업체는 TV와 디스플레이용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제품을 생산했었다. 고객사와의 법정 싸움에서 패소, 채무이행 불능상태에 빠졌으며, 법원의 강제집행으로 인해 사업청산을 선언했다. 샤먼롄촹은 중국 11대 유명 팹리스 중 한 곳이었다.
최근에는 PCB기판을 제조하는 허훙(合鴻)전자가 폐업했다. 누적된 적자로 인해 사업 지속이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PCB 기판 제조업체인 허중(合眾)정밀과 신루이(鑫瑞)전자도 최근 쌓인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사업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