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강 중국 외교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진좡룽 공업정보화 부장, 런훙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 천지닝 상하이시 당서기.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2박 3일간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만난 중국 고위 관료들이다. 머스크는 웬만한 국가 정상급 일정을 소화했다. 머스크를 제일 먼저 맞이한 인물은 중국 외교부 수장인 친강 외교부장이다. 기업인을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직접 환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과 미국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미국 경제계를 완충재로 삼기 위한 중국 측의 외교적 전술로 풀이된다.

친 외교부장은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머스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추진할 것"이라며 "테슬라를 포함 각국 기업에 시장화, 법치화, 국제화한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미국과 중국의 이익은 서로 얽혀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다"면서 "테슬라는 디커플링(탈동조화·특정국가 배제)에 반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중국인은 부지런하고 현명하며 중국의 발전 성과는 당연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머스크와 이날 저녁을 함께 한 인물은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닝더스다이(CATL)의 쩡위췬 회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머스크는 다음날인 31일 오전에는 진 공업정보화 부장을, 오후에는 왕 상무부장을 차례로 만나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및 지능형 자동차 네트워크 개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런 회장과 미중 신에너지 산업 협력 및 중국 국제 공급망 촉진 엑스포 개최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중국 매체들도 머스크 일정을 자세히 전하면서 그의 방중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시나망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은 오후 9시 경 머스크 전용기(G650ER)가 상하이 훙차오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고 상세히 보도했다. 또 그가 상하이 도착 직후 곧바로 상하이 테슬라 직원들과 만나 그들의 노고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전했다.
다음날 천 당서기를 만난 머스크는 "중국과 세계 시장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상하이와의 협력을 계속 심화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고, 천 당서기는 중국 및 상하이 미래 발전 전략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경보 등 중국 매체들은 머스크가 44시간 중국에 체류하면서 테슬라를 바꿨다면서 머스크의 중국 방문을 환영했다. 또 머스크의 중국 방문 소식과 그의 일정이 알려지면서 테슬라의 시가 총액이 하룻밤 사이 1800억 위안이나 치솟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이번 중국 방문으로 완전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대한 중국내 관심이 증폭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간 테슬라가 전기차로 중국에서 수익을 올렸지만 앞으로는 자율주행차로 더 많은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돈을 벌고 싶은 전 세계 기업인은 중국으로 오라는 뜻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