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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중국 車 판매는 역대 최고...딜러망은 붕괴

관영매체 나서 중국 車 판매 구조 문제 집중 조명
딜러 산업 기존 방식으로는 더이상 살아남기 어려워

 

최근 중국 전국 2위 자동차 딜러그룹인 광후이자동차가 지난달 말 상장 폐지됐다. 중국 전국 1위 자동차 딜러그룹인 중성홀딩스는 최근 반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5%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 딜러망이 붕괴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가 폭발적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자동차 딜러망의 붕괴는 중국 자동차 산업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급기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자동차 딜러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간 중국 현지 자동차 매체들을 중심으로 딜러망 문제를 지적해 왔다.


신화통신은 23일 자동차 딜러 산업이 시험대에 섰다면서 중국 딜러 산업의 문제점과 파급효과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매체는 우선 광후이자동차의 상장 폐지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업체는 28개 성시자치구에 모두 735개의 유통망을 보유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지난 2022년 적자를 기록한 이후 불과 2년여 만에 상장 폐지됐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딜러의 어려움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상위 딜러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올 초부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은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도 딜러 문제는 드러나 문제가 된 바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5월 포르쉐 차이나가 딜러사에 차 판매에 대해 압력을 가해 딜러들의 반발을 샀고, 지난 8월에는 베이징현대 딜러들이 더 이상 베이징현대의 차를 인도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전국 자동차 딜러 생활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딜러 만족도 점수는 69.7점에 불과했다.  딜러들은 과도한 신차 가격 인하 경쟁, 제조사 정책의 연속성 부족, 끼워팔기, 재고 등으로 인해 영업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보고서는 딜러 대부분이 올 상반기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합작 브랜드의 목표치 미달은 훨씬 더 낮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의 자동차 산업 발전에는 그간 딜러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차 산업이 크게 발전하기 전까지 완성차 업체들이 직영 대리점을 운영했지만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딜러를 통한 차 판매에 집중해왔다는 것.

 

 

하지만 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서비스 등에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신화통신은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중국 4S 매장을 들 수 있다. 4S 매장은 자동차판매(Sale), 부품(Sparepart), 정비(Service), 점검(Survey)을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중국식 자동차 매장이다. 


지난 1999년 광저우자동차와 일본 혼다가 합작한 광치(GAC)혼다가 첫번째 4S매장이다. 이후 상하이GM 등 합작사 중심으로 4S 매장이 잇달아 문을 열고, 중국 특유의 딜러망을 구축했다.


1999년 당시 중국 자동차 판매 대수는 180만여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10년 뒤인 2009년 중국 자동차 판매 대수는 1364만 4800대를 기록했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 및 판매 국가가 됐다. 중국 자동차 생산과 판매가 말 그대로 수직상승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판매 대수도 많고 판매 브랜드도 많다 보니 4S 매장의 애프터서비스(AS)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일부 부도덕한 딜러사들이 과잉 수리 등으로 이익을 챙겼다. 또 일부 딜러사의 개인정보 수집, 저장, 사용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문제 등이 발생, 중국 당국의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완성차 업체 간 가격 경쟁으로 인해 딜러사의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과당 경쟁은 대당 5~8%의 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딜러사들의 이익 구조에 치명타를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테슬라 차이나 등 일부 상위 완성차 업체들이 대리점을 직접 운영하면서 중국 딜러 산업이 큰 타격을 봤다. 니오와 리오토 등 신생 완성차 업체들도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영점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인의 차량 구매 방식도 바뀌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차량에 대한 가격 등 기본 정보를 확인한 후 오프라인 직영 매장에서 시승 경험을 한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차량을 구매하는 중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중국 특유의 4S 매장이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IT 기술을 활용한 라이브 스트리밍도 기존 딜러망을 붕괴시키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자동차 판매에 대한 첫 라이브 스티리밍이 시작됐다. 당시 불과 2시간 만에 190만 위안(한화 약 3억6000만원) 어치의 차량(200대)이 판매됐다. 200대는 당시 4S매장 월간 판매량과 맞먹는 규모였다. 지난해 한 인플루언서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1만2000대의 차를 판매하는 등 라이브 스트리밍이 차 판매의 한 축이 됐다. 


덴자(텅스) 자동차 자오창장 영업부장은 "더이상 매장이라는 판매 모델을 고수하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채널 확장 등을 통해 차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완성차 업체들이 3선과 4선 도시까지 직영매장을 늘리기 쉽지 않다면서 기존 딜러망을 활용한 방식이 앞으로 병행(직영+딜러)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그간 중국 자동차 판매를 주도했던 딜러망이 붕괴, 새로운 형태의 딜러 산업이 구축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