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이후 그의 중국 내 행보가 숱한 후문을 낳고 있는 가운데, 그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등을 통해 머스크와 만난 확인된 중국 측 고위 인사는 친강 외교부장과 왕원타오 상무부장, 진좡룽 공업정보화 부장, 천지닝 상하이 당서기다.
해외 매체들은 머스크가 딩쉐샹 상무 부총리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덩 부총리는 중국 권력 서열 7위(정치국 상무위원)다. 덩 부총리는 외자유치와 기술 자립을 담당하는 중국 최고위급 인사다. 중국 매체들은 머스크와 덩 부총리와의 만남에 대해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으며, 해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않고 있다.
중국 일각에선 머스크가 시 주석과 비공식적으로 만났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머스크가 미국 CNBC와 한 인터뷰 내용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머스크는 당시 "중국의 공식 정책은 대만이 통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대만 통합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인인 머스크가 중국의 기본 정책인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말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글로벌 영향력을 지닌 머스크가 중국의 입장을 대변해 줬다는 점에서 시 주석이 비공개를 전제로 머스크와 만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덩 부총리가 머스크와 면담한 것이 아니라 시 주석과 머스크 만남에 배석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덩 부총리와 머스크 회동 사실을 확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테슬라의 대중국 투자 및 배터리 공급망과 관련된 사안들은 딩 부총리 선에서 조율이 가능하지만 시 주석과의 면담이 이뤄졌다면 테슬라의 중국 투자에 실리는 힘이 다를 수밖에 없다.
시 주석이 머스크의 사업 발전과 혁신에 대한 덕담과 함께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에 감사의 뜻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게 중국 일각의 시각이다. 머스크가 시 주석과 면담했다면 중국 관료들 사이에서 그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시 주석과의 면담을 비공개로 한 것은 머스크의 향후 중국 관련 발언이 정치적 색채를 띤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보이지 않는 아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양 측이 비공개를 전제로 만났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머스크의 정치색은 미국 민주당 보다 공화당 쪽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머스크가 시 주석을 예방한 후 천 상하이 당서기와 만났다면 상하이 테슬라 공장과 관련된 사안이 매우 쉽게 진행됐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천 당서기는 중국 정치국 위원 25인에 포함된 인사입니다. 친강 외교부장은 미국 대사 역임 당시 머스크와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머스크와 회동에서 미국의 디커플링 및 기술 제재에 대한 사안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머스크와 시 주석 간 만남 사실 여부를 떠나 머스크는 연간 700만대 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챙겼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26일 이후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44시간의 중국 방문의 노고 치고는 큰 선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