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오는 6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그의 방문 목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 이번 방문기간 중 미국 국채가 주요 현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관영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미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미국 국채 문제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물가) 문제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고,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중국 매체들은 진단했다.
지난 4월 말 기준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8689억 달러(한화 1131조원)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미국 국채 보유량을 조절, 1조 달러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미 국채 보유국이다.
지난달 16일 기준 미국 국채 발행 규모는 32조39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미국은 추가적으로 국채를 발행, 경기 부양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중국 측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게 중국 측 견해다.
무엇보다 미 국채 문제는 재정 압박은 물론 금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중 간 관세 등 무역 관련 현안이 있는 만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우선 순서라는 설명이다. 미국 입장에서 국채 문제가 더 시급한다는 소리다.
옐런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찾아 시진핑 국가 주석 등 중국 최고위층과 회담을 가졌다. 옐런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 측 2번째 최고위급 인사인 셈이다.
중국 내부에서 옐런 장관이 허리펑 부총리 및 류쿤 재정부 부장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리창 총리와도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톈윈 중국 거시전문가는 "옐런이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 확대를 위한 방안을 중국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국채 관련 협상은 미국의 진정성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왕지쓰 베이징대 교수는 "미국 국채 보유량 확대 문제는 미 인플레이션 이외에 달러 대 위안화 환율 등 양국 금융 섹터에서 선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미 국채 보유 관련 협상에는 그에 준하는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중국 내부에선 옐런 장관 방중 후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중국을 찾는다면 미 국채 문제에 대해 미·중이 어느 정도 합의가 됐음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미 국채 보유량을 늘리는 대신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일부 기업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옐런 장관에 이어 러몬도 장관의 중국 방문이 성사되면 오는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미·중 관계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점에서 한·중 관계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