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고 자동차 시장에 울상이다.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휘발유 등 화석연료차를 찾는 이가 크게 감소한 탓이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은 신에너지차 등 신차 가격 경쟁이 중고차 시장으로 번지면서 중고차 업체 및 딜러들이 수요 위축 위험에 직면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올해 전기차 메이커들이 가격 할인에 나서면서 추가 할인을 기대한 대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지난 6월 오는 2025년까지 신에너지차 구매세(취득세)를 전액 감면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자동차 수요가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금 감면과 신차 가격 할인으로 중고차 시장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8월 중고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비영업용 소형차를 대상으로 중고차 지역 간 거래 제한 규제를 철폐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차량이 등록된 곳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팔리는 것을 통제해 왔다. 거래 제한 규제를 없애 중고차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게 당국의 의지였다. 중고차 딜러간 경쟁 상황에서 신차 특히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에 대한 가격 할인 정책이 쏟아지면서 신차 수요 쏠림 현상이 짙어졌다는 것이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중고차 산업의 이익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올해 5월까지 중국 중고차 거래량은 723만53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3% 늘었고 거래액도 4543억7900만 위안(한화 82조원)에 달했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 관계자는 "거래량은 늘었지만 중고차 딜러의 재고 일수는 2022년 초 37일에서 올해는 57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일수만큼 금융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신차 가격 할인으로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면서 매출총이익률이 악화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통상 중국 중고차 딜러의 매출총이익률은 8% 정도라고 이 관계자는 소개했다. 심지어 일부 모델의 경우 신차 가격이 중고차 가격보다 낮은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의 중고차 지역 간 거래 제한 규제 폐지도 중고차 딜러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중고차 거래는 그간 중개 모델 형식이었다. 타 지역으로 판매할 수 없어 쉽게 말해 동네에서 주선 내지는 알선 형식으로 거래됐다. 하지만 규제가 폐지되면서 중개 모델이 아닌 유통 모델로의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중고차 산업에도 대형 자본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중국 중고차 딜러들 사이에선 중국 중고차 시장이 과도기를 겪으면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개 모델에서 유통 모델로 전환하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유통 모델로 전환이 불가피하고, 시장이 커지는 만큼 유통모델 즉 시장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가 시장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존 화석연료차가 아닌 신에너지차만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중고차 딜러망이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중국 공안부가 공개한 올 상반기 중국 내 신규 등록 차량은 모두 117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신에너지차 등록 대수는 312만8000만대다. 1년 전과 비교해 무러 41.6%나 급증했다. 또 신규 등록 차량 중 신에너지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6.6%에 달한다. 6월말 기준 전국 신에너지차는 1620만대에 달하고 이 가운데 순수 전기차는 1259만대(77.7%)다.
한편 중국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고, 관련 중고차 시장도 신에너지차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한국 자동차 업계도 이 같은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고차 브랜드 및 애프터서비스(A/S) 관리가 뒷받침되어야만 신차 판매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