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미 상무부가 27개 중국 기업 및 단체를 '잠정적 수출통제(미검증 명단) 대상' 명단에서 제외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미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보여 달라는 중국 측의 입장을 미국 측이 수용했다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미 상무부가 중국 기업 및 단체의 이름을 미검증 명단에서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미검증 명단 등재는 수출통제 블랙리스트 전 단계이며, 충분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출통제 명단에 올라 제재를 받게 된다.
신화통신는 이번 조치는 중미 기업 간 정상적인 무역에 도움이 되고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된다고 평가했다. 또 중미 기업 모두 '윈-윈(Win-Win)'이 되는 솔루션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고 덧붙였다. 러몬도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에 이어 6월 이후 네 번째로 중국을 찾는 미 정부 고위급 인사다.
미 상무부의 이번 조치와 관련 환구시보는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의 초청으로 러몬도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면서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몬도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 미국의 징벌적 관세와 중국 기업에 대한 압력, 무역 및 투자 제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국이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이번 방문에서 성과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27개 중국 기업 및 단체에 대한 잠정적 수출통제 대상 명단 제외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제스처와 같다고 평가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개선된 경제 데이터가 필요할 뿐 미국은 여전히 중국을 견제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면서 필요한 부분에서만 협력하는 양면적인 접근법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이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내 전반적인 분위기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적 이익만 취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국의 진정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미 상무부는 지난해 2월 중국 기업 및 기관의 적법성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 33개 기업을 잠정적 수출통제 대상 명단에 올렸다. 이중 27곳은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나머지 기업들은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 싱가포르, 튀르키예 등에 본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