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제계 대표단이 중국을 찾는다. 호주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2020년 코로나19 발병 당시 호주 당국은 중국을 팬데믹 진원지로 지목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호주 전직 장관을 포함한 정관계 인사들이 오는 7일 중국을 방문, 양국 경제 관련 대화를 갖는다고 4일 보도했다.
이번 호주 대표단에는 크레이그 에머슨 전 무역부 장관과 줄리 비숍 전 외교부 장관 등 전직 장관을 포함 경제계 인사들로 구성됐다.
환구시보는 중국 측 대표단 단장은 리자오싱 전 외교부장이 맡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호주 대표단과 중국 대표단은 무역과 투자, 인적교류, 국제 안보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구시보는 자국 호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미국과 함께 첨예한 갈등 관계를 이어온 호주와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위레이 랴오청대학 태평양도서국 연구센터 수석 연구원은 "호주는 중국과 관계가 멀어지면서 물가 등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 해 있다"면서 "호주는 경제 및 무역, 인적교류 개선 특히 신에너지와 신소재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선 안보 분야에 대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첸홍 화둥사범대학 교수는 "호주가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며, 호주 정치인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 비전을 가져야 한다"라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중국과 호주의 관계 악화는 2020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주는 코로나19 발원지와 관련해 국제 조사를 요구했고, 중국은 이에 반발하며 호수산 소고기와 와인 등 호주의 주력 수출 품목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경제적 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에 반발한 호주는 2021년 4월 중국과 호주 빅토리아 주 정부간 체결한 일대일로 사업 양해각서(MOU) 2건을 취소했다. 호주는 그해 9월 오커스(AUKUS, 미국·호주·영국) 동맹국으로 참여했다. 호주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이번 호주 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양국 갈등 관계를 풀겠다는 호주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대표단 파견과 관련, "양국 대표단 회담은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새로운 단계를 의미한다"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미국이 중국과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는 등 경제 관련 분야에서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어 호주와 미국과 같은 노선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확장은 억제하면서 무역 등 경제 부문에선 일부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호주뿐만 아니라 여타 선진국도 고위급 인사를 중국에 보내면서 중국과 경제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등 선진국의 대중국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