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반등했다. 당초 우려와 달리 'V' 자에 가까운 반등 곡선을 그렸다. 바닥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전년 대비 각각 4.6%와 4.5% 증가했다.
기준금리(대출우대금리ㆍLPR) 인하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지표를 긍정적으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고정자산투자는 회복속도가 더뎠고, 부동산은 여전히 냉각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경기 가늠자 소매판매 반등
8월 소매판매액은 3조7933억 위안(한화 692조6186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4.6% 늘어났다. 소매판매액은 중국 내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8월 자동차 판매에서 이미 소매판매가 개선됐을 것으로 예측됐었다. 8월 한 달간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8.6% 늘어난 192만대였다. 이는 월간 기준 소매 판매 최고치를 기록한 2017년 8월보다 2% 더 늘어난 것이다.
또 여름 휴가철 항공 및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찍 감치 8월 소매판매 지표가 개선됐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8월 소매판매는 도시와 농촌 모두 늘었다. 도시 소매판매는 3조2974억 위안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 농촌 소매판매는 4959억 위안으로 전년 동월 대비 6.3% 증가했다.
이날 국가통계국이 공개한 소매판매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의 각종 통화 및 재정정책으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조업 경기 방향등 산업생산 기대 이상 성과
소매판매 즉 내수 경기 반등은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산업생산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국가통계국이 공개한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5% 늘었다. 중국 산업생산은 지난 4월(5.6%)를 정점으로 5월 3.5%, 6월 4.4%, 7월 3.7%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산업생산은 중국의 제조업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제조업은 전년 동월 대비 5.4% 증가했고, 광업은 2.3% 늘었다. 제조업 가운데 장비 제조업은 전년 동월 대비 5.4%, 첨단기술 제조업은 2.9% 늘었다.
소유 유형별로는 국영기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 늘었고, 합작기업과 민간기업은 각각 5.7%와 3.4% 증가했다.
산업생산을 뒷받침할 전력 생산은 8450억kWh로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다.
◆더딘 고정투자와 소식 없는 부동산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는 반등에 가까운 성적표를 냈지만 고정자산투자는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8월 고정자산투자는 32조7042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하지만 1~7월보다는 0.2%포인트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인프라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6.4%나 증가했고, 제조업 투자도 5.9% 늘었다. 산업별로는 2차 산업 투자가 8.8% 증가했고, 3차 산업 투자는 0.9%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11.3%나 증가했다. 첨단 제조업은 11.2% 늘었고, 이 가운데 의료기기·계측기기 제조업과 전자·통신장비 제조업에 대한 투자는 각각 17.5%와 12.8% 증가했다. 민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0.7% 감소, 국영기업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이 기간 상업용 주택 매매 면적은 7억3949만㎡로 전년 대비 7.1% 감소했고, 주택 매매금액은 78억1580만 위안으로 3.2% 줄었다.
국가통계국은 국민 경제의 회복이 가속화되고, 시장 수요가 점차 개선되는 등 새로운 진전을 이뤘다면서 다소 고무적인 평가를 내놨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5일부터 지급준비율(RRRㆍ지준율)은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준율 인하는 '경기를 부양하겠다'라는 중국 통화 당국의 의지로 해석된다. 지준율 0.25%포인트 인하로 시중에 우리 돈 110조원 가량이 풀리게 된다.
중국 일각에선 중국 통화 당국이 다음 주 LPR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