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개인 및 한 국가의 소비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재화다. 통상 인생 첫 차를 구매하는 경우 소형차, 가격대가 낮은 자동차를 구매한다. 2번째 구매 시에는 첫 차보다 세그먼트가 높은, 성능 및 가격대가 한 단계 올라가기 마련이다.
중국 경제일보는 6일 중국 승용차협회(CPCA) 통계를 인용, 올 1월부터 8월까지 중국 고급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7.7% 증가한 279만6000대라고 보도했다. 반면 10만 위안(한화 1800만원) 이하 자동차 판매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자동차 소비가 한 단계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이 매체는 지난 10여 년 간 중국 자동차 시장은 첫 차 구매자 중심이었지만 기존 차량 교체에 따른 신차 구매가 증가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10여 년 전 첫 차를 구매했던 운전자들이 2번째 차로 갈아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2023 맥킨지의 중국 자동차 소비자 조사' 보고서도 인용했다. 현재 중국 볼륨 자동차 가격대는 10만~15만 위안이지만 이 가격대를 소유한 운전자의 절반 이상이 차량 교체 시 더 높은 가격대의 모델로 교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5만~20만 위안 차량을 보유한 운전자의 대부분은 새 차 구입 시 가격대가 더 높은 차량을 구매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중국 자동차 구매력이 올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제일보는 중국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가격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경제적 상황과 함께 중국 자동차 시장의 치열할 경쟁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체 차 구매 단가가 올라갔지만 각 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으로 자연스럽게 가격대가 상승했다고 경제일보는 설명했다.
이 매체는 과거 아우디 A4이 경우 대당 판매 가격이 40만 위안을 넘었지만 현재는 20만 위안대로 떨어진 것이 좋은 예라고 부연했다. 가격대가 상승한 것은 구매력 수준이 향상된 것과 함께 가격 인하 효과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 매체는 최근 몇 년 새 중국 자동차 시장은 다운 그레이드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경제적 생활 수준 향상 및 소비 개념의 변화, 자동차산업의 치열한 경쟁으로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신화통신은 국경절 연휴 기간 자동차 매장을 찾은 중국인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전기차를 구매를 고민하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면서 대략 20만 위안대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운전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 자료를 인용, 올 8월까지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생산 및 판매량은 각각 543만4000대와 537만4000대라고 전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6.9%와 39.2% 늘어난 것으로 신에너지차의 비중은 29.5%에 달한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중국 당국은 올해 신에너지차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900만대로 잡고 있다.
중국 내부에선 중국의 자동차 붐 이후 차량 교체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과 전기차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중국 내수용 자동차 판매 가격 포지셔닝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