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 감소가 더 큰 전형적인 불황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1월부터 8월까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나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공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48억1000만 달러(한화 6조4839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지난 4월 적자(7억9000만 달러)를 기록한 바 이다. 이후 5월 흑자로 돌아선 이후 4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 급감한 109억8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8월 경상수지 흑자는 수입 감소에 따른 것이다. 수입 감소 폭이 수출 감소 폭보다 커 생긴 비정상적인 흑자구조다.
실제 8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5% 감소한 537억5000만 달러였지만 수입은 작년 동월보다 21% 줄어든 486억8000만 달러였다. 이로 인해 상품수지가 50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 폭이 축소되고 있지만 수입 감소 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올 1월부터 8월까지 상품수지 흑자는 60억3000만 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7억3000만 달러보다 무려 107억 달러나 줄어든 것이다.
수입 품목도 문제다. 8월 수입 총액(통관기준)은 510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2.8% 감소했다.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7.6%, 16.2%, 19.0% 감소했다.
8월 누적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줄어든 4332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수입차 제외), 에너지류 모두 감소했다.
수출의 경우 승용차와 선박을 제외한 품목이 감소했다. 반도체(34.6%)와 가전(31.8%), 정보통신기기(25.1%) 등 한국 주력 수출품인 전기‧전자제품 감소 폭이 컸다.
8월 누적 기준 국가별 수출 실적은 중국이 25.2% 감소했고, 동남아 22.6%, 중남미 13.3%, 일본 9.7%, 미국 0.6% 등의 순으로 감소했다.
8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16억 달러로 전월(22억9000만 달러)에 비해 축소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12억9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여름 휴가철 등을 감안, 여행수지에서만 11억4000만 달러 적자였다.
8월 본원소득수지는 14억7000만 달러 흑자를, 이전소득수지는 1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