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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中 폭스콘 세무조사, 대만 위안동그룹 기시감

애플 아닌 대만 총통 선거 겨냥 의혹 제기
친중 성향 야당 후보 난립···대만 야당 결국 단일화할 것

중국 세무 당국의 대만 폭스콘 세무조사와 관련 중국 당국의 대만 총통 선거에 간접적 관여 시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2일  대만 폭스콘의 중국 본토 회사에 대한 세무 사찰(조사)과 토지 이용 실태 조사를 관련 부서에서 관련 법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광둥성과 장쑤성에서는 세무조사를, 허난성과 후베이성에서는 공장 부지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 환구시보는 중국은 대만 동포와 대만 기업에 동등한 대우를 제공하고 있으며, 본토에 투자한 동포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폭스콘을 포함 대만 동포 기업이 중국 본토에서 발전을 이루면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과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촉진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애플 아닌 대만 총통 선거 겨냥 의혹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은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전 세계 아이폰의 80% 정도가 정저우 공장에서 생산된다.


중국 화웨이가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애플 아이폰과 중국 내 판매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가 애플을 겨냥한 것 아니냐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내년 1월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가 현재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궈타이밍 창업자는 '친중 진영' 후보로 분류되고 있는 인사다.


문제는 친중 진영 후보의 난립이다. 제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와 제2야당인 민중당 커원저 후보에 이어 궈타이밍 후보까지 야당 성향의 후보가 3명이나 된다. 야당 성향 인사 3명이 선거에 나올 경우 여당(민진당) 후보인 라이칭더가 정권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대만에서 나오고 있다. 


민진당은 대만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당이다. 중국 내부에선 반중 정서의 민진당 후보가 총통 선거에 승리할 경우 양안 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올 초부터 나왔다.


중국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세무조사 등을 통해 궈타이밍 후보의 불출마 또는 야당 후보 단일화 등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일종의 압박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중국 당국이 염두에 둔 후보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결국 총통 선거가 다가오면 야권 후보들이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종종 등장하는 중국의 대만 기업 압박
중국 내부에선 중국 당국이 내년 대만 총통 선거에 어떤 방식으로든 관여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21년 말  대만 위안동그룹 사건을 꼽는다. 당시 중국 규제 당국은 2021년 말 중국 본토에서 사업 중인 위안동그룹 계열사 2곳에 당시 4억7400만 위안(한화 875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 당국은 환경과 생산안전, 소방, 세무 부문에서 중국 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일각에선 중국법 위반보다 대만 독립 세력을 내세우고 있는 민진당에 선거 자금을 지원한 것이 제재의 배경이라는 말이 돌았다.


벌금 부과 소식이 전해지자 쉬쉬둥 위안동그룹 회장은 대만 매체인 연합보에 '대만의 독립을 반대해 왔다'라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쉬 회장은 기고문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지지했다고 썼다.


또 쉬 회장이 대만 정치인들이 선거 득표에만 신경을 쓰고, 큰 틀의 산업 전략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대만 정치권을 비판했다. 이 기고문은 사실상 반성문으로 해석됐다. 기업을 운영하는 오너 입장에서 중국 당국에 백기투항한 셈이다. 


당시 환구시보는 쉬 회장은 2020년 대만 지방선거 당시 5800만 대만달러를 지원한 민진당의 최대 후원자라고 낙인찍었다.


관변학자들 역시 쉬 회장과 위안동그룹을 공격했다. 쉬 회장이 분리(독립)주의 자금지원은 양안관계 악화를 초래했고, 향후 쉬 회장의 양안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위안동그룹 사건 이후 중국 안팎에선 2024년 대만 총통 선거에 중국 당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선거에 개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또 중국 당국이 대만 총통 선거에 친중 성향의 국민당을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위안동그룹 제재는 대만 선거 개입을 위한 첫 단추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중국 일각에선 폭스콘 중국 본토 공장에 대한 이번 세무 및 토지 사용 실태 조사가 대만 총통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