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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독】中 "재정건전성 고집하지 않겠다"

란포안 신임 재무부장 "현 경제 상황 감안, 부채 늘릴 필요 있어"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 선회...위안화 방어 및 지방부채 숨통

란포안 중국 신임 재무부장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언급했다. 재정 정책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그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올해 금리를 낮추는 등 통화정책을 펴왔다. 따라서 란 재무부장의 언급은 중국의 경제 정책이 통화 정책에서 재정 정책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란 부장은 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며, 재정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중국 경제에 대해 성장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한 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가 최근 1조 위안(한화 184조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中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전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달 24일 상무위원회 6차 회의를 열고 국무원(재정부)이 제출한 '국채 추가 발행 및 2023년 중앙 예산 조정 계획안'을 승인했다. 이날 승인된 국채 발행 규모는 1조 위안이며, 5000억 위안(92조원)은 올 4분기에, 나머지 5000억 위안은 내년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 국채 발행으로 중국의 재정 적자율은 종전 3.0%에서 3.8%로 확대된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중앙정부의 부채율을 '3.0% 안팎'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란 부장은 "성장률 둔화와 부동산 시장 부진, 재정 수입 증가세 둔화 등으로 인해 1~3분기 재정지출 증가율이 당초 예상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중국 경제 상황을 감안, 재정 정책 즉 부채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앙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다소 희생시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중앙정부의 부채가 증가한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또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부 재정난도 고려 대상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란 부장은 "국채로 마련된 자금의 집행은 엄격하게 통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와 재정부가 프로젝트 분류 심사를 엄격히 수행, 프로젝트 사항을 점검하고 통제할 것이라고 란 부장은 부연했다.


란 부장은 국채 발행의 핵심은 속도와 효율이라고 재차 강조한 뒤 자금 지출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中 재정정책 확대 전환 배경
중국은 당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성장 속도가 당초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내수 소비가 지지부진, 경제 성장률을 이끌지 못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올해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와 지급준비율(RRR)를 두 차례 인하한 바 있다. 금리 인하 조치로 인해 시중 유동성은 늘어났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게 중국 내부의 평가다.


또 금리 인하로 인해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실제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로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 3.45%와는 2%포인트 이상 차이가 생겼다. 금리 격차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로 인해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3위안 대에서 움직였다. 금리 격차에 따른 자본 유출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인민은행은 2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상태며, 이달에도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내부에서 금리는 유지하면서 RRR만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와 함께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지방 정부의 재정난을 완화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국채 1조 위안 가운데 5000억 위안이 집행되면 지방 일반 공공예산이 기존 23조6740억 위안에서 24조1740위안으로 증가하게 된다. 5000억 위안이 만기 도래한 채권을 상환하는데 우선 사용될 경우 그만큼 추가 발행 여력이 발생한다. 


란 부장은 "부채 감축 종합 계획을 시행, 지방 정부 부채 위험 해소를 적극적이고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중국 재정정책 확대는 재정건전성을 고집하게 않겠다는 뜻이자, 경제를 빠른 시일 내 정상화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