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라이벌로 불리던 영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그래프코어(Graphcore)가 중국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다고 중국 IT전문매체 재커(ZAKER)가 외신을 인용해 23일 전했다.
그래프코어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최근 미국이 중국으로의 기술 판매를 제한하는 수출규제를 배경으로 지적하며 "유감스럽게도 중국에서의 사업을 크게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이는 사실상 중국시장 철수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중국내 고용된 중국인 직원들은 대부분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코어는 2016년 영국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중국시장에 주력해 왔다. 3년 전 기업가치 28억달러를 산정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래프코어는 AI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맞춤형 반도체를 설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미국이 중국에 대해 AI반도체 제재를 발표한데 이어 올해 10월에는 더욱 강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중국내 사업이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프코어 대변인은 "중국 이외의 다른 곳에서도 AI 컴퓨팅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전세계 고객과 협력해 GPU를 대체할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프코어는 기존의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와는 다른 IPU(지능형처리장치)를 설계해왔다. IPU는 프로세서에 직접 메모리를 배치한 것이 차이점이다.
한편, 그래프코어는 2019년 베이징에 중국 본사를 설립하며 중국시장에 진출했고, 이어 상하이와 선전(深圳)에도 지사를 설립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알리클라우드, 바이두(百度), 진산(金山)클라우드, 텐센트클라우드, 랑차오(浪潮), 선저우수마(神州數碼) 등 대형 IT업체들과 협력사업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