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자율주행자동차(스마트카) 개발 및 상업화 방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웨이는 민관 합동으로 별도 법인을 설립, 자율주행차 산업을 확대 및 육성하겠다는 그림이다.
26일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화웨이와 중국 창안자동차는 지난 25일 선전시에서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자리에는 쉬즈쥔 화웨이 순환 회장과 위천둥 화웨이 스마트 자동차 솔루션 BU 대표, 주화룽 창안자동차 회장(전국인민대표대회 부대표), 왕쥔 창안자동차 사장 등이 참석했다. 창안자동차는 중국 충칭시에 본사를 둔 국유기업이다.

양해각서 내용의 핵심은 화웨이는 스마트카 솔루션 사업이 핵심인 기술과 자원을 투입하며, 창안자동차는 화웨이와 함께 스마트카 제조 부문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양사는 별도의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양측 지분 구조를 아직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 회장은 지난해 인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스마트카에 대해 "스마트카 시장 확대를 위해 정부와 기업, 기술이 효과적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스마트카는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의 핵심"이라면서 데이터 보안을 강조했다. 주 회장이 언급한 데이터 보안은 규제를 의미한다.
중국 일각에선 스마트카의 핵심이 데이터인 만큼 창안자동차 지분이 40% 내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일재경은 이와 관련 창안자동차 및 관련 관계사는 합작 법인에 자본금을 출자할 예정이며, 신규 합작법인의 지분은 40%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분 비율과 출자금 규모, 출자기간 등을 양측이 별도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일재경은 창안자동차가 화웨이 스마트차를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전문가들의 말은 인용, 화웨이가 스마트카 사업 확대를 위해 개방형 플랫폼을 채택할 것이며, 더 많은 파트너와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일각에선 화웨이가 중국 내 스마트카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데이터 보안을 강조하는 중국 당국의 우려를 감안, 향후 중국 내에서 스마트카 사업을 수행하려는 완성차 기업은 중국 국영기업의 지분 참여를 일정 부분 허용해야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위 BU 대표는 "우리(화웨이)는 스마트카 산업 및 사업을 위해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믿어왔다"면서 "창안자동차와 협력은 앞으로 더 많은 전략적 파트너와 협력해 상생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쉬 순환회장은 "화웨이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ICT 기술의 장점과 마케팅 역량을 활용, 자동차 회사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 수 있게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협력 양해각서 체결에 앞서 중국 내에선 화웨이가 전기자동차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화웨이 전기차 사업부의 기업 가치는 2500억 위안이며, 충칭시 국유자산관리위원회가 충칭시 국유기업과 함께 화웨이 전기차 사업부를 매입할 것이라는 소문이었다. 창안자동차의 신설 법인 지분율이 40%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여타 국유기업이 지분참여할 경우 화웨이 지분율은 50% 미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화웨이는 지난 7일 전기차 브랜드 즈제 'S7'에 대한 사전 예약 판매에 들어간 바 있다. 즈제는 치루이(체리)자동차와 공동으로 만든 전기차 브랜드다. <본지 11월 7일자 '화웨이, 스마트 전기차 즈제 S7 출시' 참조> S7에는 화웨이 자체 플랫폼인 하모니4가 탑재돼 있다.
화웨이와 함께 바아두도 자율주행차 상업화에 주력하고 있어 중국 스마트카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본지 11월 6일자 '바이두 자율주행차 상업화 초읽기' 참조>
바이두는 지난 2019년 9월 중국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을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우한과 충칭에서 완전 자율주행 택시(Apollo RT5, 로보택시)의 운행 허가를 취득, 그간 시범 운행을 해 왔다. 또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중국 10개 주요 도시 일부 지역에서 로보택시(Apollo RT6)를 운행해 왔다. 바이두는 오는 2025년 레벨4 자율주행차 상업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선 이르면 내년 완전 자율주행차 기술을 탑재한 전기자동차가 선보일 것이라며 바이두의 자율주행차 상업화는 '전기차+자율주행 기능 탑재'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