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국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이하 신에너지차) 판매가 1100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먀오웨이 중국 전 공업신식화부 부장(장관)은 최근 상하이에 열린 '중국 자동차 산업 포럼'에 참석, "중국 신에너지차 보급률이 당초 계획보다 10년 정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본지 12월4일자 '中 신에너지차 보급 10년 앞당긴다' 참조>
중국 승용차협회(CPCA)는 8일 '11월 전국 승용차 시장 분석'보고서를 통해 내년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도매 기준)가 1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CPCA는 중국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면서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내년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가 올해보다 230만대 가량 늘어난 1100만대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너무 빨리 달렸다···中 신에너지차 시장 성장 둔화 불가피
중국 당국은 지난 2020년 '신에너지차 기술 로드맵 2.0'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중국 당국은 2025년 25%, 2030년 40%, 2035년 50%까지 신에너지차 판매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2035년 전기차 판매 50%와 함께 하이브리드차를 50% 판매해 내연기관차의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11월 말 현재 중국 승용차 판매 대수는 1934만5000대다. 이 가운데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는 680만9000대다. 신에너지차 보급률은 35.2%다. 2025년 목표(25%)는 이미 달성한 상태다.
CPCA는 내년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가 22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신에너지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 성장 속도가 둔화될 수밖에 없지만 여전히 신에너지차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내년 1100만대(도매기준) 정도 판매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CPCA는 1100만대는 도매 판매라고 밝혔지만 올해 중국 신에너지차 소매 판매가 7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 실제 소비자 판매는 9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 소매 기준 신에너지차 보급률은 40%를, 도매 기준으로 49.5%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중국 승용차 소비 시장은 크게 법인과 개인, 렌트로 구분된다. 디디추싱 등 차량 공유 기업의 시장은 포화상태다. 차량 공유 기업 보유 차량의 신에너지차 교체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또 개인 가운데 대도시 거주자의 신에너지차 구매가 크게 늘어난 만큼 신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쉽지 않다. 중소 도시 및 농촌 지역의 신에너지차 구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소득 등을 감안하면 이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CPCA는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이 어느 정도 성장했다면서 성장률이 둔화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중서부 지역의 전기차 보급률이 여타 지역에 비해 크게 낮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중서부 지역은 경제적으로 낙후돼 있어 소형 신에너지차의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고 증가에 '울며 겨자 먹기'에 나선 中 딜러
CPCA가 추정한 10월 말 기준 중국 승용차 재고 대수는 368만대다. 이중 완성차(제조사) 재고 물량은 74만대로 추정되며, 딜러 등 유통채널 재고는 294만대다.
CPCA는 올 초 완성차 업체들의 신에너지차 가격 할인 전쟁은 지난해 재고 물량을 털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현재 중국 자동차 산업은 재고 정리 주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재고 주기와 소비 주기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산업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면서 재고 관리 주기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승용차 딜러들 사이에선 "업체 간 할인 경쟁으로 손해를 보고 있고,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할인 경쟁에 나서지 않으면 손해가 더 커진다"라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연간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할인 이벤트에 나서면 딜러도 일정 부분 할인에 참여해야 하는 구조다.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BYD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한 완성차 기업의 이익률이 높지 않은 것도 문제다. 10월 말 기준 중국 완성차 기업들의 이익률은 4.5% 내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탄산리튬 가격이 급락, 신에너지차 가격 인하 압력이 더욱 커져 중국 업체 간 가격 전쟁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CPCA는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은 무한 경쟁 시장이라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완성차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YD 등 선도 기업들을 제외한 업체들이 재무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은 신에너지차 기술 로드맵 2.0이 공개된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5년 33만1000대에 불과했던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는 2017년 77만7000대, 2020년 136만7000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판매 100만대 벽을 넘었다. 이후 2021년 352만대가 판매됐고, 지난해에는 536만5000대가 인도됐다. 올해는 소매기준 750만대 가량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