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직접 나서 중국의 신에너지차 과잉생산 구조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가오허자동차(Hiphi·화런원퉁)의 6개월 생산 중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내부에서 과잉 생산 및 가격 할인 전쟁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커졌다.<본지 2월19일자 '中 가오허차 생산 중단···전기차 시장 재편' 참조>
리샹 리오토(Li Auto) 최고경영자(CEO)는 "국가가 자동차 기업의 인수합병(M&A)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도해야 한다"라는 글을 자신의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중국 제몐신문은 리 CEO의 글을 22일 전하면서 가오허의 생산 중단 조치는 중국 신흥 신에너지차 업체들의 생존 환경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리 CEO는 "앞으로 많은 새로운 완성차 업체들이 자금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M&A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10이라며 도산으로 인한 사회적 손질은 100"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빅3'도 수백 개의 자동차 회사들의 치열한 경쟁과 합병의 산물"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 당국이 직접 나서 M&A를 이끌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붐이 일면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실제 지난 2015년을 전후해 창업 붐이 일어 한때 신에너지차 생산 업체 수가 400개를 넘었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어 파산하는 업체들이 하나둘 생겼다.
대표적인 업체가 웨이마(威馬)다. 한때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의 4마리의 용’ 중 하나로 불리던 웨이마가 지난해 10월 파산했다. 웨이마 뿐만 아니라 아이웨이즈(爱驰汽车)와 치뎬(奇點), 톈자(奇點) 등 신흥 전기차 업체들이 도산했다.
현재 파산했거나 경영위기에 직면한 업체는 15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 업체들의 생산능력은 1000만대며, 누적 대출액만 1000억 위안(한화 18조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중국 자동차 총생산 능력은 연간 4289만대로 추정된다. 2022년 기준 중국 자동차 총 생산 대수는 2702만대다. 150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이 휴무 상태인 셈이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생산 대수는 3000만대를 넘어섰지만 가동률은 7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본지 1월 31일자 '중국 車 가격 할인 전쟁 결과물···이익률 5%' 참조>
같은 해 기준 상위 20위 업체의 생산능력은 3749만대지만 실제 가동률은 50% 미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리자동차와 상하이폭스바겐 등 기존 연료차 생산 비중이 높은 업체의 가동률은 40% 미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내부에선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A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미 나왔다. 속된 말로 똘똘한 업체로 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저장성과 장쑤성, 광저우 등 여러 지방정부에서 신에너지차 합병 및 재편을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신궈빈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은 최근 한 포럼에 참석해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합병과 재편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운을 남긴 바 있다.
루웨이성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업발전국 국장도 "자동차산업의 구조적 과잉생산과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업체간 합병 및 재편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제몐신문은 맥킨지 보고서를 인용, 중국 신에너지차 업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최소 연간 100만대 생산 및 100만대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하위사 간 합병 또는 상위사의 하위사 흡수 합병과 같은 M&A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