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65조원 규모의 국영 반도체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중국 국무원 재정부의 주도로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3기(3기 대기금)가 설립됐다고 중국 허쉰왕(和訊網)이 28일 전했다.
3기 대기금의 자본금은 3400억위안으로, 한화로는 약 65조원이다. 2014년 9월 설립된 1기 대기금의 자본금이 987억위안이었고, 2019년 10월 설립된 2기 대기금의 자본금이 2041억위안이었다. 3기 대기금은 사상 최대 규모의 중국 국영 반도체 펀드인 셈이다.
투자자로는 중국 재정부가 가장 많은 전체 자본금의 17.4%를 투자했고, 국가개발은행이 10.4%를, 상하이궈성(國盛)그룹이 8.7%를 각각 출자했다.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이 각각 6.2%를 투자했고, 교통은행이 5.8%, 우체국은행이 2.3% 투자했다.
3기 대기금의 대표이사는 장신(張新)이 임명됐다. 장신은 중국 공업정보화부 출신으로 오랜 기간 반도체 산업을 관장해 왔다.
특히 탄화규소(SiC, 실리콘카바이드) 등 3세대 반도체 산업 분야를 중점 연구해 왔다.
3기 대기금의 존속기간은 15년으로 설정됐다. 1기와 2기 대기금의 존속기간이 10년이었던 데 비해 5년 더 늘어났다. 이는 중국이 더욱 장기간의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화신(華鑫)증권은 28일 보고서에서 "1기 대기금과 2기 대기금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분야에 집중 투자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다"며 "3기 대기금은 장비와 소재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는 동시에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D램 분야를 중점 투자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으며, AI(인공지능) 칩 분야 역시 새로운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신증권은 "3기 대기금의 출자 기관과 투자 기간 연장 등으로 볼 때, 1기 대기금과 2기 대기금에 비해 운영역량과 효율이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3기 대기금은 반도체 제조 분야 투자가 가장 클 것이며, 반도체 소재, 장비, EDA(설계자동화프로그램), IP(반도체 설계자원) 등의 영역에도 거대한 자본이 투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항증권은 "서방세계로부터 반도체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으로서 기술장벽에 가로막힌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3기 대기금은 AI 반도체, 선진 반도체 장비, 반도체 소재 등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중국은 성숙공정을 위주로 발전하고 있으며, 향후 3기 대기금은 첨단공정 발전을 염두에 둔 투자도 진행할 것"이라고도 평가했다.